이루지 못한 11년 전 잡스의 꿈...초저가 '아이폰 나노'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출시할 네 번째 아이폰 모델로 저가형 초미니 모델인 '아이폰 나노' 출시를 실제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만약 출시됐다면 2000년 대 인기를 끌었던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터치'와 유사한 외관으로, 아이폰4보다 3분의 1정도 작은 사이즈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더버지 등 외신은 최근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소송 자료 중 스티브 잡스가 2010년 사내 개발진에 보낸 메일에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자체 생태계 내에서 독점 앱스토어를 운영한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소송 자료 중 사내 메일이 발견된 것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해당 메일에는 2011년 추진해야 할 전략 중 하나로 '아이팟 터치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아이폰 모델 출시'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더버지는 "정확히 모델 규격이 언급돼있지는 않다"면서도 "애플이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아이팟 나노라는 브랜드 이름을 검토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1년에도 애플이 아이폰 나노를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당시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도 애플이 기존 아이폰보다 3분의 1 정도 작고 약 200달러(한화 23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아이폰 나노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테크크런치는 "구글 등 경쟁사에 맞서, 애플이 통신사 보조금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애플은 이후 아이폰 나노대신 아이폰3GS와 유사한 외관과 크기인 아이폰4 모델을 출시했다. 더버지는 "애플은 2017년 아이팟 나노를 끝으로 '나노'라는 이름은 제품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스티브 잡스의 계획이 실제 실행됐다면 아이팟 나노처럼 3.5인치의 작은 화면을 탑재한 '아이폰 나노'가 출시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